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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숲 */건축과 함께

비대면 시대, 활용이 더 궁금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 (ANU)

by scape '-' 2022.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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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를 지나며 힐끔힐끔 보이던, 그래서 너무 궁금했던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를 방문했어. 음, 사실 건물의 디자인을 보려고 찾아간 것은 아니야. 자의반 타의반 방문할 기회를 갖게되어 둘러볼 수 있었어. 사실 건축적으로 특별히 세련되거나 좋은 감각을 지닌 건물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좀 애매해. 하지만, 캠퍼스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우리의 풋풋한 대학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낭만적 디자인 요소가 잘 조화를 이룬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었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건축적으로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건물의 배치와 외장계획인데, 이게 뭐랄까 꽤 넓은 대지임에도 불구하고 건물의 배치가 이상하게 틀어져 있는게 좀 의아했고, 음.. 또 외부공간(토지이용계획)보다 너무 건물의 형태를 위주로 껴 맞춰넣은 느낌이어서 공간의 전개(sequence)나 위계가 잘 느껴지지 않았어. 외장계획은 사실 좀 전체적으로 애매한 느낌이야. 디자인에 신경을 쓰려다가 못 쓴 느낌이랄까.. 요즘 지어진 건물이라기에 조금 촌스럽기도하고 어설프기도한 그런 아쉬움이 있어. (CG로는 이뻣을지도 몰라. 적색의 루버로 감싼 CG였을테니까...) 

하지만, 인테리어와 조경은 곳곳에 너무 재밌는 요소가 많아 흥미로웠어. 실내를 이동하면서 만나는 각 공간은 기능에도 충실하면서 재료 선정이나 색상을 통한 분위기 연출도 굉장히 고급스러웠어. 조경도 마찬가지야. 앞에서 언급한 외부 공간계획에 대한 아쉬움을 상당부분 조경계획으로 커버하고 있는 것 같기도하고... 뭐, 어쩌면 애초에 이게 컨셉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몇년이 지나고 따뜻한 계절에 다시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사진찍고 싶은 아름다운 조경을 경험할 수 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음,.... 다만, 근 몇년간 오프라인 활동에 제약이 있는 코로나 시대를 살다보니까 이렇게 새롭게 지어진 대규모 연수원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에대한 의문은 강하게 들더라. 사실 직원들 모아놓고 강제로 주입식 교육을 한다거나, 혹은 으쌰으쌰하던 연수원의 기능은 이미 좀 구시대적이기도 하잖아. 과거 우리는 군사적 획일화된 문화를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였었지만, 다양성이 존중받는 현 사회에서 일원화된 교육을 지향한다는건 말이안돼. 솔직히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 소프트 같은 세계적인 기업에서 연수원을 운영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  

나는 궁금해. 롯데그룹이 그려나가는 인재개발원의 역할이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되게 될 것인지. 롯데그룹이 코로나 시대에 이렇게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것은 이 건물이 담당할 역할의 새로운 정의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  이 곳을 통해 기존에 우리가 알던 연수원의 역할과 정의가 어떻게 바뀌게 될지 지켜볼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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