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매우 매우 매우 아끼고 애정하는 손예진 티셔츠(Saint James).
가을을 맞이하여... 옷을 걸쳤더니.. 왠걸..... 배 부분에 불규칙한 갈색 줄이 보였다.
'어? ... 이게 모야?...'
자세히 살펴보니, 말라 비틀어진 녹물이었다. 아마 오래되어 닳고 달아버린 녹슨 빨래 건조대가 원인일 것이다. 몇 달전 녹물이 묻어나오던 수건을 보고 바로 폐기해버렸던 그 건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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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녹물은 왠만해서 지워지지 않는다던데-... 망했네'
나는 인터넷 여기저기를 뒤지기 시작했다. 녹물은 알카리성이라 강한 산성을 띄고 있는 레몬이나 식초로 중화해주면 얼룩을 지울 수 있다는 정보들을 접할 수 있었다.
'이게 과연될까... 심지어 몇 달은 묵었던 얼룩인데...'
주방에 가서 식초를 찾았다. 식초 치고는 약한 애송이처럼 보이는 사과식초 밖에 없었다. 이게 어디냐.. 일단 사과식초를 희석하고 옷을 담가두웠다. 온 집안에 식초 냄새가 진동했다.
칫솔을 꺼내 녹이난 부분을 한참동안 비벼보았다. 흐려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결론- 식초는 큰 효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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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단계는 과탄산소다를 쓰는 것이다. 사실 과탄산소다는 옷감을 상하게 하므로 짧은시간에 한정하여 사용해야한다.
다행이도 집에 과탄산소다를 구비하고 있었다. 유난히 더웠던 이번여름 잘못 말려 사라지지 않는 세균냄새를 없애는데 특효약이라 다이소에서 한통 사놨기 때문이다.
과연 이게 효과가 있을까.. 미지근한 물에 과탄산소다를 넣고 옷을 담갔다. 폭풍처럼 거품이 일어났다. 실험실에서 화학약품이 반응하는 듯한 모래 부스러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왠지 정화되는 것 같아 기분은 좋았다.
고무장갑을 끼고 오염된 부분을 몇번 조물락 조물락 거려줬다. 참고로, 고무장갑을 끼지 않으면 손 껍질이 벗겨지므로 꼭 장갑은 착용해야한다.
'어디 좀 흐려졌나?'
얼룩을 살펴보니, '엇? 녹물이 어디갔지? 이 쯤이었던 것 같은데....'
우와- 감쪽같이 사라졌다. 얼른 옷을 꺼내 행구고, 다시한번 손빨래를 했다.
자세히 보면 약간의 흔적이 남았었는데.., 햇빛에 말리고 살펴보니 거의 사라졌다. 와- 대단한 과탄산소다.
결론. 과탄산소다.. 효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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