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괜찮아요!"
부들부들 손을 떨고있는 느낌이 머릿결을 통해 그대로 전해졌다.
오늘 첫 출근이었는지.., 어쩌면 내가 그녀 인생의 첫 손님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고객님, 머리에 물좀 뿌리겠습니다."
그녀의 말투엔 과도한 친절에서 나오는 어색함이 섞여있었다.., 생각처럼 뭔가 잘 안되는지 갸우뚱거리며 내 주위를 산만하게 왔다갔다 거렸다.
왼쪽, 오른쪽을 오가며 삭뚝싹뚝 자르는 소리가.. 꽤나 귓가를 간지럽힐 무렵. 그녀는..,
"어머, 어머..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ㅜㅜ"
"뭐가요?"
"잘 못 깍은거 같아요. 머리가 너무 짧아졌어요"
"음- 괜찮아요. 짧게 깍고싶었는데. 잘됐어요."
"그럼 앞머리도 맞춰서 짧게 잘라드릴께요 ㅠㅠ"
"네~ 그렇게 해주세요"
그녀는 앞머리를 깍기 시작했다. 마치 신중하게 한땀 한땀 조각하는 예술가처럼- 마치 과학자가 비커에 정밀하게 용액을 맞추는 것 처럼-
"아이고, 어떻게해요? 눈섭 위로 맞췄는데.., 자르기 전이 더 좋았던거 같아요..ㅜㅜ"
"괜찮아요. 더 밝아보이고 좋네요. 그리고 저 앞머리 넘기고 다녀서 지금도 좋아요."
그녀는 눈물이 쏟아질듯한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고객님,... 죄송합니다. 그리고 ... 감사합니다. ㅠㅠ"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듯, 어찌나 정성들여 샴푸를 해주시던지... 나는 시원하고 편안해서.... 거의 잠 들뻔했다. 머리는 어차피 다시 자란다. 그리고 사실, 얼굴이 중요하지 머리가 중요할까.
세상에 서툰 모두를 위로합니다. 사실 전 정확히 알고있거든요. 우리 모두가 처음은 서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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