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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요.../부유하는

식물의 표피가 연상되는 '마곡 서울식물원'

by soopark '-' 2022.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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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 서울식물원에 특이한 형태의 온실을 찾아갔다. 지름이 약 100m 높이가 약 30m나 되는 거대한 스케일도 놀랍고 하늘에서 보면 꽃의 모양을 한 외형도 인상적이었다.

 

막상 실내에 들어서니 시원하게 열려있는 공간감이 마치 외국의 유명한 식물원에 온 것같은 착각을 자아냈다.

서울식물원

 

특히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를 언급해보면,  

 

지붕의 재료 

우리나라에서 보기드문 ETFE(Ethylene Tetra fluoro Ethylene)라는 외장재(지붕)를 사용했다. 일종의 막구조다. 빛은 잘 투과시키 지만 두겹으로 공기층이 있어 단열성능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결국 이 재료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비닐이라(매우 질기고 두껍지만) 매우 가벼워 건물 무게를 경감시킬 수 있다. 유리 무게의 1/100정도 되려나.

 

건물구조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건데, 이를통해 자유로운 형상을 계획한다거나, 기둥이 없는 대공간을 만들기에 용이하다. 일반적으로는 낯설지만 식물원의 천정재로는 이만한 재료도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장점만 있는 재료일까? 아니다. 보편적으로 쓰이지 않는 이유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 비닐막 사이에 공기가 빠지기 때문에 계속 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 유지비용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그만큼 손이 더 간다는 뜻이다.

 

변색이나 내구성에 대한 우려도 높다. 앞서 언급했듯 결국은 비닐이니까 말이다. 또한 대형으로 한번에 제작이 어려워 일정 구간마다 이어붙인 테가 난다. 

 

건축이란 것이 그렇지만 완벽하게 좋은 재료란 없다. 이 건물에 ETFE를 적용한 것이 인상적인 이유는 건물의 프로그램을 고려한 기능성을 바탕으로 디자인과 잘 접목시켰기 때문이다. 

서울식물원

온실의 형태 

건물이 특이하게 생겼다. 층고가 마치 접시처럼 가운데로 갈수록 낮아지기 때문이다. 원형형태의 건물인데 가운데가 가장 낮고 테두리로 갈수록 높다.

 

낯설다. 보통은 빗물을 밖으로 배수하기 위해 가운데를 높히고 테두리를 낮게 계획한다. 이 건물은 완전히 반대인 것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러한 형태를 이용해 빗물을 모으고, 모아진 빗물을 다시 조경수로 재사용 한다는 개념이다. 식물원과 어울리는 참 좋은 아이디어다.

 

사실, 이런 기능적인 아이디어도 놀랍지만, 이를 실현하며 구현한 공간감은 더욱 놀랍다. 바깥쪽이 층고가 더 높으니까 중앙에서 바라보면 탁 트여있는 시원한 개방감으로 극적인 연출이 가능해진다. 여태 경험했던 온실과는 확실히 공간감이 다르다.

서울식물원의 입체적 관람동선

관람동선

위에서 언급한 건물의 형태와도 무관하지 않겠다. 공간의 구성이 쉽다는 점을 말하고싶다. 마치 피자를 연상하면 좋은데 피자를 자른 것처럼 공간을 구분하고, 각 피자조각을 이동하는 느낌이었다. 매우 직관적이다. 

 

또한 단순히 아이레벨(eye level) 관람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구성된 동선은 관람의 흥미를 더하기에 충분하다. 같은 사물이라도 다른 높이에서 바라보게되면 평소에 볼 수 없던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지 않는가?

 

입체적으로 식물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풍경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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