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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수장 안부럽네.. 인왕산 숲속쉼터 '인왕3분초'

by soopark '-' 2022.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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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은 원래 함부로 갈 수 없는 비밀의 정원이었다.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1968년 일어난 김신조 사건 (1.21사태)이 시발점이 되었다. 북한에서 보낸 간첩이 청와대 침투를 위한 경로가 하필 인왕산이었기 때문이다.

 

그 사건 이후 인왕산은 엄격히 통제되었다. 곳곳에 군인이 순찰을 돌았고, 경계를 서기위한 초소도 여럿 지어졌다. 나중에 통계를 보니 30여개가 넘게 지어졌다고 한다.

 

부분적으로 개방되던 인왕산은 2018년에 들어서야 비로서 완전히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되었다. 9시 뉴스는 인왕산이 개방되었다며 떠들석하게 보도했다.

 

등산로가 정비되고, 군사시설이 하나 둘 철거되기 시작했다. 지금 대부분의 초소는 철거되었지만 '인왕3분초'는 이 곳에 여전히 남게되었다. 기존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방식으로, 건물은 남기되 쉼터로 재조성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인왕산 숲속쉼터 3분초

재조성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그 성격은 완전 대조적으로 바뀌었다. 기존에 감시를 위한 공간에서 풍경을 조망하는 공간으로 말이다. 감시와 조망은 바라보는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목적은 완전히 반대다. 생각할 수록 극적이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숲속쉼터

이 숲속쉼터는 풍경과 매우 잘 어우러진다. 초소의 역할을 할때 역시 드러나지 않고 숲속에 잘 숨어있어야 했을 것이다. 지금은 이러한 배치를 풍경을 해치지 않고 잘 어우러지고 있다고 표현하니, 재미있다.

 

얼핏 낙수장이 떠올랐다면 과장일까. 물은 흐르지 않지만, 자연과 어우러지며 떠있는 모습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 뒤로는 두 개의 다른 레벨을 연겨하는 동선도 자리잡고 있다. 기존에 구석에 쳐박힌 폐쇄된 구조에서 두 길을 연결하는 동선을 지닌 개방된 구조가 된 것이다.

(상단 좌우) 지붕 (하단) 계단, 난간

 

동선과 계단 그리고 지붕은 알류미늄그레이팅으로 마감되었다. 심플하기도하고 유지관리도 편해보여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 그레이팅 사이로 풀과 넝쿨들이 뒤섞이면 더욱 더 숲의 일부가 되겠구나...' 라고 되네였다.

 

하지만 지붕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이곳은 산중. 낙엽이 떨어져 그레이팅 속을 채우면, 아무래도 물이 고이거나 배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과한 걱정일 수 있겠다. 그레이팅은 아무래도 속을 볼 수 있는 재료니까, 청소도 쉽고 유지관리도 더 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조디테일

건물 안으로 들어섰을때 깜짝 놀란건, 이게 목조건축물 이었다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이렇게 깔끔하고 모던한 목조건축물을 본 기억이 없다. 혹시 구조적으로 그런 건물이 있었다 하더라도 실내 마감까지 구조재를 그대로 노출한 건물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이렇게 목조로 구현하기위해 건축가는 얼마나 많은 연구를 했을까. 디테일 하나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유심히 살펴보기 바란다.

 

더불어 역시 나무가 주는 특유의 따뜻하고 온화함은 더할나위 없더라.

 

 

이번주말, 인왕산 가보지 않을래요?

 

서울 최고의 전망대, 인왕산 정상 (인왕산 홍제 코스, 등반시간, 등반난이도)

 

서울 최고의 전망대, 인왕산 정상 (인왕산 홍제 코스, 등반시간, 등반난이도)

서울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망대가 어딜까.. 나는 주저없이 인왕산 정상을 손에 뽑는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가 아무리 높다한들 서울시내 풍광을 한눈에 담아내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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