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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의 디테일로 가득 채운 '명동 애플스토어' / Foster + Partners

by soopark '-' 2022.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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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에 오픈한 국내 애플스토어 3호점 

 

국내 최대 규모의 애플스토어가 명동에 개장을 했다. 뉴욕이나 유럽의 대도시에서 볼 수 있던 단독건물은 아니지만, 그 감성만은 살아있는 애플스토어로, 멀리서 봐도, '저거 애플스토어 같은데-'라고 느껴질만한 그런 아이덴티티가 있는 매장이다. 

 

결론적으로, 명동의 애플스토어는 뉴욕, 밀라노 그리고 싱가포르 매장의 디자인 어휘가 살아 있으면서도 소소하게 새로운 시도도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매장이었다. 

 

건축이나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가보라고 말하고 싶다. 디테일 하나하나를 보며, '역시 명불허전 'Forster + Partners' 구나'라는 생각을 지우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폰만큼이나 감성 가득한 건물이 보일테니까 말이다. 

 

 

애플스토어 하면 떠오르는 첫번째 이미지는 프레임이 없는 거대한 유리박스다.

 

명동도 같은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건 맞는데 조금은 독특하게 유리를 배열했다. 이런 시도는 처음인것 같긴한데, 그게 뭐냐면, 가로열로 거대한 유리를 통으로 배치한 방식이다. 여태 다른 곳은 세로로 긴 유리를 이어붙이는 방식이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어떤 방식이 더 좋은 방식인지 묻는다면,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방식이 더 투명한 느낌을 준다고 생각한다. 세로 배열은 유리 접합지점에 지지구조를 유리(Rib Glass)로 계획하면서 파사드 전체를 유리로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동의 경우 중간중간 기둥을 노출시키며 별도의 유리 지지구조를 설치하지 않았다. 기둥이 노출된건, 건물 자체를 노먼포스터가 디자인하지 않았기 때문일텐데,  이 건물에 한정하여 생각한다면, 세로로 유리를 이어붙이기 보다 가로로 배열한 것이 투명함을 강조하는 최선이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내의 모습은 외국의 애플스토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교적 최근에 오픈한  '싱가포르 오차드로드 애플스토어'와 '중국 항저우 애플스토어'를 반반씩 섞어놓은 것 같기도했다..

.

[흥미로웠던 디테일]

일단, 실내와 실외 마감을 연속적으로 계획한 것에 눈길이 갔다. 바닥마감과 천정마감을 살펴보기 바란다. 이러한 계획은 실내/외 공간을 구분하지 않고 연속된 것처럼 느끼게 한다. 이러한 공간 계획 때문에 투명한 대형 유리가 필요했을 것이다. 

 

심지어 바닥 석재타일의 연결부 라인(와리)까지 맞춰 디자인 된 것을 보면, 새삼스럽게 Foster+Partners는 스케일을 넘나들며 세심하게 설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우리나라 건축사사무소라고 이런 설계를 못하지 않을텐데, 하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기만 했다.  

실내외 수목식재에 적용된 디테일도 무척 재밌게 보였다.

 

사실 스토어 내/외부를 구분하지 않고 같은 디테일로 나무가 식재되는 이미지는 이미 싱가폴 사례(Orchard Road, Singapore)에서 본적이 있어 그리 놀라운건 아니었는데, 명동에 적용된 디테일을 보니 이 아이디어가 한단계 더 진화한 듯했다.

 

이건 정말 멋지다못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옆에서 '나무가 죽으면 어쩌지?' 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잠시 생각한 후에 대답한 내 답은..'아이폰도 조금 불편하지만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다 용서되잖아' 였다.

 

어리석은 답변일지 모르겠지만, 원래 상업시설이라는게 그런 성격을 어느정도 인정하고 가지 않는가.

2층으로 올라갈때 마주하는 이 계단 디테일을 보기 바란다. 이렇게 얇고 세련된 화강석 계단을 본적 있는가?  마치 얇은 돌이 공중에 떠있는것 같았다. 

 

'와, 정말 이렇게 깨끗하고 투명한 난간이 가능하구나...'

프레임, 지지대 하나 없이 접합유리 자체로 계획된  난간이라니. 이건 정말 과감한 시도다. 이러한 디테일을 그려낸 설계사도, 이러한 유리를 만든 제조사도 그리고 이러한 유리를 승인한 발주사도 모드.

 

확실히, 안전을 핑계삼아 난간 디자인에 보수적 잣대를 드리대던 자신을 반성하게 하는 디자인이다. 

 

글래스박스로 만들어진 방풍실.

방풍실 지붕조차 투명한 유리로 계획했다는 것은 방풍실에 어떠한 설비, 조명도 없이 심플하게 해결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작은 공간과 작은 아이템 하나 하나가 전체적인 매장 컨셉과 잘 매치되고 있다.

 

실내공간이 너무 깨끗해 보여서 이상했는데, 가만보니 천정에 디퓨져가 없다.

 

디퓨져는 어디로 간걸까? 디퓨져가 없는데 과연 공조는 어떻게 하고 있는걸까?

제품을 전시하는 책상 아래를 보기 바란다. 숨어있는 바닥공조용 디퓨져가 숨어있다. 유심히 보지 않으면 찾을 수 없다. 아마 고객의 시선으로는 절대 찾지 못할 것이다. 

외부에 설치된 트랜치. 디자인에 감춰있어서 그냥 지나칠만하다.

여러 디테일이 아름다운 이유는 하나의 컨셉을 구연하기 위해 통일성과 당위성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All for One, One for All 

그런 느낌이다.

 

작은 매장에 불과하지만 '애플스토어 명동'은 확실히 감성과 디테일로 가득찬 재미있는 공간이다. 또한 가까이에서 건축계의 거장 '노먼포스터'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도 흥미진진한 일이기도 하다.

 

하나 더,

디자인들이 더욱 가치있게 보였던 건, 건축가가 제안한 아이디어와 시도를 신뢰하고 지원해주는 건축주다. 건축주의 신뢰가 부족하다면 좋은 아이디어는 그냥 그림에 그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회사가 분명하다.  'Foster + Partners'와 'Apple'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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