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부유하는61 서울에 불시착한 우주선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 / 자하하디드 서울에 불시착한 우주선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2007년 국제공모를 통해 선정된 자하하디드의 “환유의 풍경”은 조감도가 공개된 순간부터 날선 비판을 받았다. 서울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동대문 운동장 터에 들어설 건물치고는 너무 전위적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의 예상 공사비(2,500억)를 훨씬 뛰어넘는 공사비(5,000억) 역시 뭇매를 맞았다. 당선 후 그녀의 인터뷰를 보자면, 자하하디드가 동대문에 깃든 역사성을 몰랐던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녀는 과거가 남긴 유산을 계승하는 것보다 지금이 순간의 역사를 표현하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동대문 일대에 둥지를 튼 패션타운을 바라보며 24시간 멈추지 않고 꿈틀거리는 생명력과 다양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건물과 어울어진 열린 공간의 개방성.. 2022. 6. 25. 역사를 음각한 '서소문 역사공원', '서소문 성지 역사박물관' “역사를 음각(Engraving)한 공원, 도심 속 반전의 공간” 다양한 수목이 우거져있는 도심 속 녹지공간. '서소문 역사공원'은 한국 최대의 순교성지다. 순교의 역사에 대한 아픔을 음각으로 새겨넣어 건물이 드러나있지 않을 뿐. '음각으로 새겨넣었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어쩌면 이 것이 건물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일 수 있겠다. '음각'이란 조각도로 홈을 파 넣듯 요판을 만드는 판화기법이다. 그런 의미를 되세기며 단면도를 바라보면 건축가는 마치 조각도로 주요공간을 하나하나 파 낸 듯 하다. 순교자의 상처와 아픔 그리고 고뇌를 말이다. 이러한 공간을 엮어 하나의 긴 시퀀스(동선)를 연출한 점이 돋보인다. 마치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순례 길(Pilgrimage)'을 보는 듯 하다. 시간의 흐름과 체험을 통.. 2022. 6. 6. 아름다운 자연 속 건축은 숨을 수 밖에 '춘천 산토리니' 카페스타그램.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유행하는 단어다. 예쁜 카페를 찾는 사람들과 인증사진. 사실 나도 알게모르게 이름난 카페들은 꽤 다닌 듯하다. 오늘의 카페스타그램은 바로 춘천 '산토리니' 춘천에 있으면서 이름이 그리스의 '산토리니'라니... 개인적으로 이런 컨셉은 좀 유치하다. 춘천이면 춘천에 맞는 브랜딩이 더욱 유니크하다고 믿고 있기때문이다. 이름이 모텔스럽기도 하거니와 아무리 산토리니와 비슷하게 흉내낸다 하더라도 그저 가짜일 뿐이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스타그램'으로 소개하는 이유는, 카페 마당에서 보이는 시원하고 아름다운 풍광때문이다. 잔디 너머로 보이는 아름다운 산세와 녹음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들뜨게 만든다. 어느 봄날의 모습을 눈에 담았지만, 난 이 곳의 가을과 겨.. 2022. 5. 16. 식물의 표피가 연상되는 '마곡 서울식물원' 마곡 서울식물원에 특이한 형태의 온실을 찾아갔다. 지름이 약 100m 높이가 약 30m나 되는 거대한 스케일도 놀랍고 하늘에서 보면 꽃의 모양을 한 외형도 인상적이었다. 막상 실내에 들어서니 시원하게 열려있는 공간감이 마치 외국의 유명한 식물원에 온 것같은 착각을 자아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를 언급해보면, 지붕의 재료 우리나라에서 보기드문 ETFE(Ethylene Tetra fluoro Ethylene)라는 외장재(지붕)를 사용했다. 일종의 막구조다. 빛은 잘 투과시키 지만 두겹으로 공기층이 있어 단열성능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결국 이 재료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비닐이라(매우 질기고 두껍지만) 매우 가벼워 건물 무게를 경감시킬 수 있다. 유리 무게의 1/100정도 .. 2022. 5. 6. 경계를 공간으로 바꾼, 예술 길 '홍제 유연(流緣)' 예전 학창시절, Borderline 이라는 주제로 재미있는 세미나를 참여한 적이 있다. 거시적인 관점으로 선형이지만 사실 가까이 다가서면 공간이라는 주제였다. '고가 다리'나 '지하터널'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어떻게 하면 그 경계가 공간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좋은 기회였었다. 마치 영화 '존말코비치되기(Being John Malkovich)'나 '올드보이' 처럼 엘리베이터 두개의 층을 동시에 누르면 층을 나누고 있는 경계에 숨겨진 또다른 공간이 나타나는 것 처럼말이다. 홍제 유연은 바로 그런 공간이다. 홍제천이 지하 하수관로로 연결되는 '선형'을 공간으로 치환한 것이다. 하수관로를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 치환하는 방법은 사실 쉽다. 원래의 홍제천으로 복원하면 된다. 마치 청계천처.. 2022. 4. 30. 낙수장 안부럽네.. 인왕산 숲속쉼터 '인왕3분초' 인왕산은 원래 함부로 갈 수 없는 비밀의 정원이었다.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1968년 일어난 김신조 사건 (1.21사태)이 시발점이 되었다. 북한에서 보낸 간첩이 청와대 침투를 위한 경로가 하필 인왕산이었기 때문이다. 그 사건 이후 인왕산은 엄격히 통제되었다. 곳곳에 군인이 순찰을 돌았고, 경계를 서기위한 초소도 여럿 지어졌다. 나중에 통계를 보니 30여개가 넘게 지어졌다고 한다. 부분적으로 개방되던 인왕산은 2018년에 들어서야 비로서 완전히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되었다. 9시 뉴스는 인왕산이 개방되었다며 떠들석하게 보도했다. 등산로가 정비되고, 군사시설이 하나 둘 철거되기 시작했다. 지금 대부분의 초소는 철거되었지만 '인왕3분초'는 이 곳에 여전히 남게되었다. 기존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방.. 2022. 4. 25. 감성의 디테일로 가득 채운 '명동 애플스토어' / Foster + Partners 명동에 오픈한 국내 애플스토어 3호점 국내 최대 규모의 애플스토어가 명동에 개장을 했다. 뉴욕이나 유럽의 대도시에서 볼 수 있던 단독건물은 아니지만, 그 감성만은 살아있는 애플스토어로, 멀리서 봐도, '저거 애플스토어 같은데-'라고 느껴질만한 그런 아이덴티티가 있는 매장이다. 결론적으로, 명동의 애플스토어는 뉴욕, 밀라노 그리고 싱가포르 매장의 디자인 어휘가 살아 있으면서도 소소하게 새로운 시도도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매장이었다. 건축이나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가보라고 말하고 싶다. 디테일 하나하나를 보며, '역시 명불허전 'Forster + Partners' 구나'라는 생각을 지우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폰만큼이나 감성 가득한 건물이 보일테니까 말이다. 애플스토어 하면.. 2022. 4. 14. 이전 1 ··· 3 4 5 6 7 8 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