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수장 안부럽네.. 인왕산 숲속쉼터 '인왕3분초' (솔토+에스엔)

나 어릴적에는 인왕산은 아무나 갈 수 없는 산이었어. 왜냐하면 1968년 북한에서 청와대를 노리고 간첩을 침투시켰는데 인왕산을 통해서 넘어왔었기 때문이야. 일명 김신조사건(1.21사태)이라고 들어봤을꺼야. 그 사건 이후로 인왕산은 엄격히 통제되었고, 경계를 서기위해 약 30여개의 군초소를 산 속에 짓고 군인들을 상주시켰었어.

2018년에 와서야 한양도성 주변을 시민에게 개방하고, 청와대 군시설을 축소하는 사업이 진행되면서 인왕산이 전면적으로 개방되었어. 그러면서 대부분의 초소는 철거되었지만 인왕3분초는 기존의 역사 및 기록을 위해 그 터를 남겨놓고 이렇게 쉼터로 재조성 했다고 해.

인왕산 숲속쉼터 3분초

재조성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그 성격은 완전 대조적으로 바뀐 것 같아. 감시를 위한 공간에서 풍경을 조망하는 공간으로 말야. 너무 극적이지 않니?

자연과 어우러지는 숲속쉼터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이 숲속쉼터는 풍경과 잘 어우러져 있어. 단순하고 투명한 덩어리가 자연에게 주인공을 양보하며 앉아있는 듯 해. 성격은 다르겠지만 숲속의 자연과 어우러지면서 곁쾌하게 떠있는 덩어리를 보니 낙수장이 떠올랐달까.

사진에서는 잘 표현되지 않지만, 레벨이 다른 두개의 산책로를 연결시키는 교차동선의 기능을 갖고있기도 해. 기존에 군시설로 활용되면서 단절되었던 길을 연결해주는 공간으로 재탄생 한것이지.

 

(상단 좌우) 지붕 (하단) 계단, 난간

동선과 계단 그리고 지붕은 알류미늄그레이팅으로 마감했는데 심플하기도하고 유지관리도 편해보여서 전반적으로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해. 어쩌면 그레이팅 사이로 풀과 넝쿨들이 뒤섞이면서 자연스럽게 숲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것 같기도하구. 하지만 지붕은 약간 걱정도 되더라. 낙엽같은 이물질들이 그대로 그레이팅속에 들어가게되고, 이게 누적되면 아무래도 물이 고이거나 배수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하는... 그레이팅 안쪽은 청소가 쉽지 않으니까말야. 또 다른쪽으로 생각해보면 그정도는 괜찮을것 같기도하고.. ;;

목조디테일

이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서 정말 놀란건, 이게 목조건축물 이라는 거야. 나는 사실 이렇게 모던한 축물을 목조로 구현한 것을 본 기억이 거의 없어.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를 나도모르게 되내이고 있었다니까.. 유심히 보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목조로 구현하기위해 건축가가 연구를 많이 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역시 나무가 주는 특유의 따뜻하고 온화함이 가득한게 참 좋더라.

이번주말, 인왕산 가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