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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숲 */건축과 함께

'안도타다오'의 향기가... '은평구립도서관 (건축그룹칸, 곽재환)'

by scape '-' 2010.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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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멀지 않아 자주 이용하던 도서관이야. 가만히 생각해보니, 맘잡구 공부한다고 이 책, 저 책 빌려보며 시간을 보냈던 애정이 넘치는 장소기도 해. 대학시절 자격증 공부도 여기서 했고.. 나에게는 무척 고마운 곳.

산 중턱에 위치한 구립 도서관. 일단 여기 올라가면 배가고파. 뭐 먹으러 나가면 다시 오기 힘들기때문에..  오기 전 든든히 먹고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깊은 뜻이 있다고 생각해. ㅋㅋㅋ

도서관 입구에는 콘크리트로 된 열주가 있는데.. 사실 처음 이걸 봤을 때는 공사가 덜 끝난 줄 알았지.. 하지만 넝쿨이 슬그머니 올라가고 있는 걸 보면, 시간이 흐르고 언젠가는 녹음이 가득한 열주가 될꺼라고 생각해. 그래도 지금은 저렇게 우두커니 서있는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차갑게 느껴져.

이 건물이 경사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점은 무척 인상적이었지만, 어찌보면 교육시설인 이 건물을 차가운 노출콘크리트로 덮어버린 재료의 선택은 사실 좀 의아했어. 물론, 산중턱에 얹혀있는 상징적인 콘크리트 매스를 의도했다면 성공한 건물이겠지. 한번보면 기억에 안남을래야 안남을 수 없는 건물이 되었잖아...;;

안도타타오의 롯코주택 (일본 오사카)

사실 '경사지 + 노출콘크리트' 하면 떠오르는 안도타다오(Tadao Ando)의 롯코주택의 이미지를 지우기 쉽지않아. 롯코주택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니까, 표절까지는 아니지만 모티브를 가져왔는지도 모르는 일. 음 사실 개인적으로는 건축가가 재료를 선정할 때, 교육시설임을 감안하여 차가운 노출콘크리트 보다 따뜻한 재료(우드같은)를 선정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들어. 굳이 노출콘크리트를 왜 선정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들고.   

각 층마다 마련된 외부 휴계실.. 무엇보다 경사지라는 특성을 잘 활용하여 테라스로 내민 건물의 지붕을 지면처럼 적극 활용한 것이 돋보여. 이렇게 계획한 옥상정원은 좋은 공간으로 활용됨과 더불어 여름에 뜨거운 태양열을 흡수해 냉방부하를 줄여줄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측면에서도 유리할꺼야.
 
이 사진에서 더욱 인상적인부분은 좌측하단에 보이는 1m높이로 올라온 천창이야. 각 층마다 위와같은 천창을 두어서 실내 열람실로 자연광을 유입하고 있어. 좋은 공간을 위한 멋진 시도라고 생각해.

건물의 중정.
위 사진에서 언급했던, 실내로 빛을 유입하고자 하는 시도는 건물 중정을 통해서도 계속 돼. 중정에 뚫린 정사각형의 작은 창으로 산란된 빛이 복도와 실내로 유입되는 기능을 해. 심지어 중정을 지하까지 계획하고 있어서 지하에도 자연광이 드리우는 경험을 할 수 있어.
 
다만, 이러한 시도가 산을 등지고 있고, 또한 서향으로 위치한 지형의 입지 상, 특정 시간대에 잠깐 연출되는 것이 아쉬울 뿐이야. 오해하면 안돼. 아쉽다는 것이지 잘못했다는 것은 아냐. 이러한 계획이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건 변함없는 사실이니까... 그리고 어쩌면.. 용도가 도서관이니까, 한편으로 자연광이 너무 많이 유입되면 유지관리에 좋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사실, 난 열람실보다 휴계실이 무척 친근해. 공부하다가 지치면,..  잠시나와서 뻥 뚫린 시내를 내려다보고,
큰 숨을 들이쉬곤 했으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좋은공간이야. 이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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