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과 디테일로 가득 채운 '명동 애플스토어' (Foster + Partners)

명동에 오픈한 국내 애플스토어 3호점 

국내 최대규모의 애플스토어가 명동에 개장을 했어. 응 맞아, 기존에 뉴욕이나 유럽에서 볼 수 있었던 그 감성돋는 애플스토어야. 멀리서 딱 봐도 '저거 애플이다'라고 느껴질 정도의 아름다운 매장이지.

뉴욕, 밀라노 그리고 싱가포르 등에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 어휘가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도 소소하게 새로운 시도도 있는 것 같아. 이미 알고있던 디테일이라도 다시한번 자세히 바라보면 역시 명불허전 'Forster + Partners' 구나하는 생각을 지우지 못할꺼야. 만약 네가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 아이폰만큼 감성 가득한 건물이 보일꺼야. 

 

해외에서 애플스토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프레임이 느껴지지않는 거대한 유리박스 일꺼야. 명동도 같은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건 맞는데 조금은 독특해. 내가 알기로 이런 시도는 처음인것 같은데.. 그게 뭐냐면, 가로열로 거대한 유리를 배치한 방식이야. 여태까지는 모두 세로로 유리를 세워서 계획했었거든. 어떤 방식이 좋냐구? 뭐,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기존의 세로로 배치한 방식이 더 낫지. 세로방식은 접합지점 구조를 유리(Rib Glass)로 계획할 수 있어서 훨씬 투명한 느낌을 줄 수있거든. 가로로 배치할때는 불가피하게 얇은 불투명 구조(transom)를 설치해야하니까 살짝 가로로 검은줄이 보일 수 밖에 없잖아 ^^; 

 

실내의 모습은 외국의 애플스토어와 크게 다르지 않아. 음, 어찌보면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싱가포르 오차드로드 애플스토어'와 '중국 항저우 애플스토어'를 반반씩 섞어놓은 것 같기도하고.. ^^ 암튼 좋은 의미로 건축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현하고, 통일성을 지니며, 애플이란 브렌드 정체성을 잘 어필하고 있다고 볼 수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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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흥미로웠던 디테일]

실내와 실외 마감을 연속적으로 계획한 것 좀 봐.. 이러한 계획은 실내/외 공간이 연속되는 것처럼 느껴지게하고 경계를 나누는 유리벽체를 시각적으로 더욱 투명하게 보이도록 해. 심지어 바닥 석재타일의 연결부 라인(와리)까지 맞춰서 설계한 것을 보고, 새삼스럽게 Foster+Partners는 스케일을 넘나들며 설계한다는 것에 깜짝놀랐어. 

 

실내외 수목식재에 적용된 디테일도 무척 재밌어. 사실 스토어 내/외부에 연속적으로 식재되는 이미지들은 이미 본적이 있는데 (Orchard Road, Singapore) 적용된 디테일을 보니, 한번 더 진화했다는 느낌이 들어. 이건 정말 멋지다못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물론 '나무가 죽으면 어쩌지?' 같은 유지관리 문제는 잠시 묻어두자구. 아이폰에 조금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갬성으로 모든걸 용서할 수 있잖아.

 

2층으로 올라갈때 마주하는 이 계단 디테일을 보렴. 난 이렇게 얇고 세련된 화강석 계단을 본적이 없어. 마치 얇은 돌이 공중에 떠있는것 같잖아. 

 

와, 정말 이렇게 깨끗하고 투명한 난간이 가능하구나. 프레임, 지지대 하나 없이 이렇게 크고 긴 접합유리 자체로 계획된  난간이라니. 이건 정말 대단한것같아. 이러한 디테일을 그려낸 설계사도, 그리고 이러한 유리를 만든 제조사도.

 

그동안 안전을 핑계삼아 난간 디자인을 저해시켜왔던 내 자신을 반성하게 하는 디자인이야. ;;

 

글래스박스로 만들어진 방풍실. 방풍실 지붕조차 투명한 유리라니. 지붕이 유리라는 것은 어떠한 설비, 조명도 없이 심플하게 해결했다는 의미. 작은 공간과 작은 아이템 하나 하나까지도 전체적인 매장 컨셉과 일치시키며 치밀하게 설계한 건축가의 노력이 느껴지는 것 같아.

 

실내공간이 너무 깨끗해서 좋은데, 공조는 어떻게 하냐구? 디퓨져 어딨냐구? 제품을 전시하는 책상 아래를 바라보렴. 숨어있는 바닥공조 용 디퓨져가 보일꺼야.  유심히 보지 않으면 찾을 수 없어. 일반적인 고객의 시선으로 보이지 않거든. 가구의 위치까지 면밀히 검토하며 계획했다는 의미겠지.

 

외부에 설치된 트랜치. 디자인 속에 감춰있어서 그냥 지나칠듯해. 이런부분까지도신세세하게 디자인 하다니.. 정말 감동이지 않니? 전체의 공간이 하나로 느껴지지만 각각의 아이템이 각각 아름다운 디자인을 갖고있잖아.

 

애플스토어 명동점은 감성과 디테일로 가득찬 재미있는 공간이야. 특히 가까이에서 건축계의 거장인 노먼포스터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도 무척 흥미진진한 일이기도 해. 그리고 무엇보다 이 디자인들이 더욱 가치있게 보였던 건, 건축가가 제안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시도를 신뢰하고 지원해주는 건축주가 있어야 기존의 것을 뛰어넘는 작품이나온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야. 애플 플래그쉽 스토어처럼.

 

정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디자인 회사인것 같아. 'Foster + Partners'와 'Apple'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