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카페스타그램'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들릴만큼 대중적인 단어가 된것같아. 그만큼 여기저기에 사진으로 남길만한 예쁜 카페가 많이 생긴 것이지. 나도 알게모르게 예쁘다는 카페들을 참 많이도 다녔어. 오늘 기억속에 담을 카페는 춘천 고봉산 카페거리에 있는 '산토리니'야.
춘천에 위치해 있으면서 카페 이름이 그리스의 '산토리니'라니... 난 이런 컨셉이 좀 유치하다고 생각했어. 뭐, 솔직히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 없긴 하지만말야. 뭔가 이름이 모텔스럽기도하고 아무리 산토리니와 비슷하게 흉내낸다해도 그저 가짜일 뿐이잖아. 실내의 분위기는 잘 정돈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요즘 예쁘다하는 카페에 비해 뭐 또, 그리 특별할 것은 없어 보였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카페가 정말 예쁘다라고 느낀 이유는 카페 마당에서 보이는 자연의 풍광때문이야. 카페 너머로 보이는 아름다운 산세와 녹음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좋게 만들정도로 아름다워. 난 봄날의 모습을 봤지만, 계절에 따라 변하는 모습도 정말 궁금해서 다시 와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야.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이 있다면 건축은 그저 자연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만 고개를 내고, 숨어있는게 좋은 건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 생각을 갖고 다시 돌아보니, 이 카페는 건물에 신경을 쓰기보다 자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배려한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었어. 눈에 튀지 않으면서도 주변 풍광과 잘 어우러지게 가꾸어진 조경도 그제서야 눈에 들어왔거든. 왜 이 카페의 이름을 산토리니라고 했는지 알게해주는 종탑도 그렇고 말야.
많은 사람들이 잔디를 밟고 종탑에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 하고 있었고, 또 이렇게 즐거워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들. 무척 인상적이었어. 정말 아름다운 자연과 그것을 즐기는 사람이 함께 어우러지는 곳에서 건축까지 굳이 얼굴을 드러낼 필요는 없겠더라. 춘천에 가면, 꼭 방문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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