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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숲/오늘의 생각

모든 것은 처음이 있어야 다음이 있다.

by scape '-' 2016.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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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괜찮아요!

 

부들부들 손을 떨고있는 느낌이 머릿결을 통해 그대로 전해졌어.

오늘 첫 출근이었는지.., 아니, 어쩌면 내가 인생의 첫 손님이었을지도 모르겠구.

 

"머리에 물좀 뿌리겠습니다."

 

그녀의 말투엔 과도하게 친절한 어색함이 섞여있었고.., 

생각처럼 뭔가 잘 안되는지 내 주위를 산만하게도 왔다갔다 거리며 머리를 다듬었지. ^^;;

 

왼쪽, 오른쪽을 오가며 삭뚝싹뚝 자르는 소리가.. 꽤나 귓가를 간지럽힐 무렵.

그녀는.., 어머..어머..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연신 연발했어.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ㅜㅜ"

"뭐가요?"

"잘 못깍은거 같아요. 머리가 너무 짧아졌죠?"

"아니에요. 짧게 깍고싶었는데. 너무 맘에들어요"

"그럼 앞머리도 맞춰서 짧게 잘라드릴까요?"

"네~ ^^;;"

 

그리고는 앞머리를 예술을 하듯... 

마치 비이커에 정밀하게 물을 맞추듯...

신중하게 가위를 들어... 자르기 시작했어.

 

"아이고, 어떻게해요? 눈섭 위로 맞춰 잘랐는데.., 자르기 전이 더 좋았던거 같아요..ㅜㅜ"

"아니에요. 더 밝아보이고 좋네요.^^ 그리고 저 앞머리 올리고 다녀서 지금 좋아요."

 

민망한듯 머리를 긁적이더니...,

다시 그녀의 손에선..,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듯 어찌나 정성들여 샴푸를 해주시던지.... 

넘 진짜.. 시원하고 편안해서.... 잠들구 코골뻔했어. 흐흐 

 

나는 정말 괜찮아요. 그리고 머리는 금방 자라는데다가.., 

얼굴이 중요하지 머리는 잘깍으나 못깍으나 거기서 거기에요. ^^

 

어쨋든, 난 응원할께요. 그리고 다음에도 부탁합니다.

난 알아요, 우리 모두가 처음을 통해 다음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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