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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숲 */건축과 함께

역사를 음각한 '서소문 역사공원', '서소문 성지 역사박물관' (인터커드 + 보이드건축 + 레스건축)

by scape '-' 2022.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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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음각(Engraving)한 공원, 도심 속 반전의 공간”

 

다양한 수목이 우거져있는 도심 속 녹지공간 '서소문 역사공원'은 사실 한국 최대의 순교성지야. 순교의 역사에 대한 아픔을 음각으로 새겨넣어서 건물이 드러나있지 않기때문에 평화로운 공원으로 더 알려져 있을 뿐이지. 

음각으로 지하에 새겨 넣어진 반전의 공간 (단면 개념도)

우리는 '음각으로 새겨넣었다'는 의미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왜냐하면 그 것이 이 건물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이거든. 알다시피 '음각'이란 조각도로 홈을 파 넣어 요판을 만드는 판화기법이야. 건축가가 의도는 조각도로 주요공간을 하나하나 파 낸 듯 해. 마치 순교자의 상처와 아픔 그리고 고뇌를 표현한 것과 같지. 

이러한 개념을 통해 지상, 그리고 지하에 다른 성격의 개념을 부여할 수 있었고, 그 다른 공간들을 연결시키는 시퀀스(동선)를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순례 길(Pilgrimage)'이 구현되고 있어. 방문자가 시간의 흐름과 체험을 통해 건축공간에 의문을 갖고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지.


침묵광장

침묵의 광장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마감재료를 붉은 조적으로 계획한 것은 역사적 추모공간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함이야. 희생과 그들이 흘렸던 피, 상처가 단순하면서 은유적으로 강조되고 있어.

 

침묵광장

재료와 함께 눈여겨 볼 것은 건축가가 빛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야. 밝음과 어두움을 지속적으로 대비시키며 보여주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어. 마치 빈 공간을 빛과 어둠(그림자)이 가득 채우고 있달까.. 

'침묵광장'과 '콘솔레이션 홀' 의 매개공간
콘솔레이션(위로) 홀

사진에서 보면 느낄 수 있듯이, 빛과 어둠이 대비되며 경험하게 시퀀스는 종교의 의미를 잘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경건한 마음을 갖게 할 만큼 극적이야. 이러한 효과를 더욱 극적으로 보여주기위해 건축가는 기둥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공간의 대비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 (위로 개방된  침묵광장과 깊게 내려온 콘솔레인션 홀) . 

순교성당
지상과 지하를 잇는 '하늘길'

 

새싹이 빛을 받아 싹을 틔움을 상징하고 있는 하늘길은 음각의 지하동선을 자연스럽게 지상으로 연결하고 있어. 어둠의 공간에서 빛의공간으로 서서히 새싹이 싹을틔우는 것이지.

...

 

공원에서부터 침묵광장까지 설계자가 계획한 동선에 따라 시퀀스를 모두 경험하게되면, 한편의 영화를 관람한 것처럼 극적인 공간체험(다양한 볼륨, 빛과 어둠, 공간 등)을 할 수 있게 돼. 건축물을 정물로 다루지 않고 관객의 동적 움직임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려는 시도는 건축가가 얼마나 이 프로젝트를 치밀하게 생각하고 고민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어. 난 그대의 종교가 무엇인지 모르겠어. 하지만 종교와 관계없이 꼭 한번 방문하여 건축가가 그려놓은 순교길을 경험하길 권하고 싶어.

 

* 윤승현 (인터커드) + 보이드건축 + 레스건축

프로젝트를 주도한 윤승현은 연세대학교 졸업 후 미국의 펜실베니아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하였다. 국내에 들어와 인터커드 건축사사무소를 설립 후 당시(2014년) 건축계 최대 이슈였던 서소문 역사유적지 설계경기에 참여하여 공모작 약 300여점을 제치고 당선되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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