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스럽지 않은 롯데 아울렛 '의왕 타임빌라스' (SOA + 토문)

주출입구

이것이 진정 롯데아울렛이 맞습니까? 나는 좀 놀랬다. 아니 많이 놀랬다. 무엇이 그렇게 놀라웠냐구? 두가지가 있는데...

 

 첫째로는 비교적 작은 공사비로 훌륭한 공간을 만들었다는 것. 이건 정말 맞아. 좋은 건축에 과감한 투자는 필요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잖아. 난 신세계나 현대같은 경쟁사들이 이 건물을 보면 무척 화날것 같아. 자신들이 투자하고있는 공사비의 훨씬 못미치는 비용으로,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좋은 공간을 만들어 낸 걸 보면... 반대로 롯데는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사람들을 칭찬해줘야해. 모르긴 몰라도 의왕 타임빌라스는 힘 줄때와 뺄 때를 잘 구분했고...(외관은 힘을 너무 뺏지만;;) 전체적인 디자인 코디네이션이 참 좋아보여. 좋다는 의미는 굉장히 전략적이고 효율적이라는 의미. 이게 말이 쉽지,  어려운 일이잖아.

 

 둘째로 남이 한것을 따라하기 바쁜 팔로워(follower)인 롯데가 이번에는 꽤나 새로운 판매시설(아울렛) 어휘를 구사한 점이야. 언론에는 잔디광장과 글래스빌리지가 집중적인 주목을 받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 그게 다가 아니거든.  하나하나 뜯어보면, 입체적인 레벨의 활용이 무척 돋보이고 (주출입구가 지하2층, 잔디광장이 1층), 백운호수나 바라산의 풍경을 건물로 끌어오기 위한 세심한 배려도 발견할 수 있어. 음,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게 '실외형 매장'이 기상이 안좋을때는 '실내형 매장'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기획한 점. 이거 굉장히 신박한 아이디어라고 느꼈어. 그 외에 또 인상적인 것은 사각 동선이 없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어. 매장 바닥에 넓게 주차장을 깔고 매장으로 연결되는 수직동선을 여러 곳에 만들어, 주출입구 개념없이 고객들이 곳곳으로 진입을 해.  확실히 판매시설에 대한 이해가 높은 설계야. 

 

 위에 칭찬한 것과 대조적인 이야기로... 안타깝다고 느끼는 점은, 롯데도 경쟁사처럼 건축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있다면 더욱 재밌는 작품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게 좀 아쉽고.. 음.. 그리고 잘 모르는 이야기긴 한데 프리미엄아울렛 치고는 규모가 너무 작고 특징적인 브랜드(명품)도 안보이는게.. 과연 이게 MD계획에 대한 관점으로도 좋은 매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은 들어.

 

오늘날 인터넷과 경쟁해야하는 프리미엄 아울렛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다양한 분야, 다양한 상품을 노출시키면서 '인스턴트 소비'를 촉진할 수 있어야 해. 또한 인터넷으로는 구매하기 어려운 명품을 경제적으로 소비했다라는 느낌을 들게해야하고.. 하지만 지금의 규모와 MD계획은 그 둘의 조건을 충족하기엔 부족하다는 것이지. 롯데가 인근 부지로 타임빌라스를 어떻게 확장시켜나갈지, 어떻게 발전될지 기대하며 지켜보자구. 

잔디광장

잔디광장의 사진을 봐.  앞에서 말했듯이 긍적적인 의미로 정말 롯데답지 않지않아?  그 동안 롯데는 숨막힐정도로 매장을 채우는 고객이 쉴 곳은 하나없는 그런 전략을 썻었으니까..

 

뒤로 보이는 '바라산', '글라스빌' 그리고 '잔디광장'. 이 건물을 기획했던 사람들이 건물 자체가 아니라 자연과의 조화를 내다봤다면 그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해. 보통 사람들은 '글라스하우스'가 예쁘다며 인상깊게 이야기 하지만,  사실 글라스빌이 돋보이는건 배경의 바라산과 전면의 잔디광장이 있기때문이겠지. 자연에 묻혀있는 건물의 모습을 갖은 장소가 더 흥미있는 공간으로 인식되는 것일테니까. 그렇기에 이곳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매 계절마다 자연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표정을 갖게될 것같아. 그것이 사람들에게 많이 이야기꺼리를 줄것이고.

 

* 다만, 건축을 모르는 롯데의 또다른 누군가에 의해 "유지관리 어려운 잔디광장 없애고 매장을 늘리자. 그리고 앉아서 쉴수있게 밴치를 놓자. 신세계나 현대 아울렛처럼!!" 을 외치지만 않는다면.

 

'더 스테이션'

칭찬만 할 순 없겠지? 나, 더 스테이션의 천창을 보고 경악을 했어. 저렇게 디자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다니... 들쭉날쭉한 구조프레임(파이프)과 와리를 무시한 건축마감(폴리카보네이트)은 정말 엉망진창이라고 느꼈어.  재료나 공법의 관점에서, 이렇게 밖에 설치할 수 밖에 없었던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좋은건축을 위한 욕심과  현실적으로 가용할 수 없는 투자비 사이에 나온.. 궁여지책?이었겠지..   

 

이런저런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건축을 무시한 저 구조프레임 계획은 정말 꽝이다. 그치? 구조위에 얹혀있는 폴리카보네이트 역시 다시 생각해도 참 속상하다. 마감재인 폴리카보네이트는 방향성이 있는 재료이고, 특별한 가공을 하지 않는이상 세그먼트 단위로 부재를 연결시켜야 하는 재료인데, 반구 형태에 판재를 얹혀놓고 부재와 부재를 곡면에 맞추어 연결시켜 나간것을 보면, 미적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기능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누수같은..)  일차적으로 설계 시 디테일을 정교하게 고려하지 못한게 아쉽지만, 시공시 샵드로잉 하면서, 시공자나 감리자가 충분히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었을텐데.. 그 부분도 안타까워. 투자비가 부족했다면..., 꼭 곡면지붕을 고집할 필요가 있었을까?

 

내가 방문한 날은 날이 좋아서 실외형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기상이 안좋은 날은 사진에서 보이는 지붕이 닫히면서 실내가 된다고해. 어떤 모습일지 참 궁금해.  닫힌날 다시한번 방문해봐야겠어.